• 최종편집 2024-03-28(목)
 
침낭사진.png▲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30여년 된 침낭으로 오해 받았던 군용침낭의 모습. 사실은  총14회에  걸쳐 개량된  침낭이다.
 
2016년 감사원 발표에 대한 언론 보도, 피복 및 식자재 공급하는 군납업체 비리를 방산 비리로 둔갑시켜

36년 전 개발되어 총 14번 개량한 새 침낭이 “30여년 된 침낭 아직도 사용” 보도로 국민적 공분 일어

방산업체 사기 저하 및 수출에도 악영향...부정확한 내용과 오해로 방위산업을 흔드는 언론 보도 등 지양되어야

(안보팩트=김한경 총괄 에디터)

한국방위산업진흥회(이하 방진회)는 최근 자체 공식 블로그를 통해 2016년 6월 감사원이 언론에 발표한 군용침낭 납품 사건으로 인해 발생되었던 ‘방산 비리 오해’를 해소하고자 노력 중이다. 

당시 감사원은 군용침낭 납품 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를 언론에 공개하였는데, 육사 출신 예비역·현역 장군과 대령들이 침낭 개발업체를 대리한 ‘진흙탕 싸움’을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감사원은 전·현직 장군 6명과 대령 2명 등을 검찰에 수사 요청하거나 수사 참고 자료로 제공했다.

감사원 발표 직후 언론들은 “군납업자 싸움에...30년 된 군용침낭 못바꿔” 제하로 일제히 보도하면서 이와 같은 방산 비리(?)는 강력히 처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군용침낭 납품 사건이 과연 방산 비리에 해당될까? 그리고 군 장병들이 정말 30년 전에 개발된 침낭을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을까? 사실은 다르다. 이와 같은 사건 발생 시 잘못된 보도로 인해 형성된 오해가 풀리지 않으면 한국의 방위산업은 계속 비리 집단으로 인식되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방진회가 뒤늦게나마 이를 해소해 보고자 “침낭, 과연 36년 됐을까?”라는 제목으로 공식 블로그에 올린 내용을 토대로 두 가지 의문에 대한 오해를 밝혀보았다.

첫째, 침낭은 방산업체가 생산하는 무기체계나 방산물자가 아니고, 피복과 식자재 등을 생산하는 군납업체가 공급하는 군납물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군용침낭 납품 사건은 방위산업과 전혀 관련이 없다. 즉 방산 비리와 군납 비리는 전혀 다른 비리인 것이다. 그럼에도 언론은 방산 비리라는 말로 보도하여 방산업체가 비리의 주범인양 국민이 인식하게 만들었다.

둘째, 군용 침낭은 36년 전에 개발되었으나, 이후 총 14번의 개량 과정을 거친 새 침낭이다. 그런데 침낭의 최초 개발 시점이 36년 전이라는 이유로 14번을 개량했다는 사실은 무시된 채 마치 36년 전 제품을 지금도 사용하는 것처럼 보도되었다. 그리하여 아버지 시대에 쓰던 침낭을 아들이 덮고 잔다는 불필요한 오해까지 생겼다.

물론 침낭을 군에 납품하는 과정에 비리가 있었다면 관계자들은 반드시 처벌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앞서 짚어본 것처럼 오해로 인해 군납 비리를 방산 비리라고 호도하는 것은 국가안보를 위해 땀흘려온 수많은 방산업체 임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방산 수출까지 영향을 받게 만들기도 한다.

군 관련 비리가 발생했을 때 언론이 정확한 사실 관계를 바탕으로 보도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이제 더 이상 부정확한 내용과 오해로 방위산업을 흔드는 행위는 지양되어야 한다. 앞으로도 방산 비리가 생길 수는 있겠지만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근본 원인을 정확히 밝히는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2016년 당시에도 사실을 오해하여 잘못된 기사가 먼저 나갔고, 5일이 지난 후 실제 사실을 알게 된 일부 언론이 잘못을 바로 잡는 보도를 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그 때는 이미 국민들의 인식이 나빠져 보도내용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

이제 늦은 감은 있지만 국민들에게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자 방진회가 페이스북 등 SNS를 이용해 홍보 노력을 하고 있다. 지금은 비록 작고 미미한 시도이지만 이런 노력을 통해 조금씩 인식을 바꾸는 활동이 지속되어야 국민적 오해를 불식시키고 방위산업이 바로 설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김한경 방산/사이버 총괄 에디터 겸 연구소장 기자 khopes58@securityfact.co.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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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군용침낭 납품 사건이 방산 비리가 아닌 2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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