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폼.png▲ 평양에 도착해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악수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AFP=연합뉴스]
 
CNN "美정부, 8월말까지 '비핵화 시간표' 기대하지만 빈손 귀국 가능"

폼페이오 방북에 "핵심인 비핵화 성과 없이 귀국할 수도"

CNN 및 NYT, "북한은 유해송환이라는 선물만 줄 것“

(시큐리티팩트=김철민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6일 6·12 북미정상회담 후속협상을 위해 방북했으나, 핵심인 비핵화 문제를 놓고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주류언론이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늦어도 8월 말까지 '비핵화 시간표'와 구체적 비핵화 조치에 있어 진전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언론은 전했다. CNN은 폼페이오 장관이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구체적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과 미국 국무부 내부에서는 늦어도 8월 말까지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확실한 일정표나 세부사항이 정해질 필요가 있다는 기류가 형성돼 있다. 복수의 현직 미 정부 관료와 외교 소식통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워게임'이라고 부르며 중단한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그 직후에 재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9월 유엔 총회에서 재회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고 이 방송이 전했다.

NYT는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 기간에 북한 측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향한 "진정한 행동, 진정한 변화"를 압박할 계획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비핵화 후속 협상에서 커다란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론도 미국 정치권에 팽배하다고 CNN은 전했다. CNN의 소식통들은 폼페이오 장관이 6·25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과 북한의 미사일 시험장 파괴 일정 등에 관해 분명한 대답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핵심 현안인 북한 핵무기 폐기의 방법과 시기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 없이 사실상 빈손으로 귀국할 가능성을 염려한다고 말했다.

미국 국방 관리들도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 약속의 정의와 범위에 합의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이 민간 핵 프로그램과 연구개발, 미사일, 위성발사 프로그램을 포기하거나 협상 대상에 포함할지도 불분명하다고 봤다. 심지어 NYT는 이번 방북을 동행 취재 중인 가디너 해리스 기자의 평양발(發) 기사에서 최근 폼페이오 장관이 최소 2명의 외부 전문가들과의 대화에서 북한 비핵화 협상의 임무가 처음부터 불행한 운명이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은 비핵화에 진지하다"고 거듭 공개 발언하며 낙관론을 견지한 것과는 사뭇 다른 내용이다.

미 행정부의 한 고위 관료는 이 신문에 북한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의 달성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면 폼페이오 장관의 근접한 목표는 차라리 북한 측이 '그들의 진짜 의도'를 빨리 밝히도록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어차피 협상실패가 불가피하다면 이번에 빨리 실패를 드러내 미국이 '최대 압박' 작전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하기를 원한다고 참모들에게 말했다고 NYT는 주장했다.

신문은 또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에게 최소 몇 달 동안이라도, 오는 11월 중간선거까지는 태도를 바꾸라고 계속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전에 북핵 외교의 실패를 용인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도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미 터프츠대 플레처스쿨의 이성윤 교수는 NYT에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선임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그린도 "우리는 사기당했다"며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 가능성을 제기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내부적으로 곤경에 처했다는 점도 대북 협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CNN은 국무부 대북 협상라인의 부재와 최근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케 하는 내용의 정보 유출, 행정부 내 비관론자들과의 불화,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적 발언에 따른 압박 등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짐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소식통은 폼페이오 장관이 대부분의 시간을 북한 관련 파일을 읽는 데 몰두하고 있지만, 백악관으로부터 '성과를 보이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북한과 협상이 잘 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발언들이 북한으로 하여금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북한과의 대화에 너무나 많이 투자해 빠른 시일 안에 실패를 선언하지 않을 것임을 잘 알게 해줬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도 평양을 세 번째 찾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선물을 줘서 돌려보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전사자 유해 송환 이벤트는 실현될 것으로 이 신문은 내다봤다.


태그

전체댓글 0

  • 22677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NYT, “폼페이오 장관, 비핵화 협상은 처음부터 ‘불행한 운명’ 발언”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