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11-30(화)
 
유연탄.png▲ 사진은 북한 나진항에서 유연탄이 선적되는 광경.
 

금수품목인 北석탄 9000여t, 러시아 항구서 환적 후 지난해 10월 2, 11일 인천·포항 들어와

韓민간업자가 불법 수입 정황…정부 "관세법위반 혐의 조사 중"

北석탄 나른 제3국 선박 입항해도 증거불충분'탓하며 억류 안해

한국 정부에 의한 ‘묵인’ 혹은 ‘방조’ 논란 제기될 가능성 배제 못해

(시큐리티팩트=김철민 기자)

한국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위반 ‘의혹’의 중심에 서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역사적인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던 지난 4월에 제출된 유엔 보고서를 통해 남한 사업자의 북한 석탄 9000여톤을 수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는 일단 불법 사업자에 의한 행위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정부의 ‘묵인’ 혹은 ‘방조’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의 대북 금수 품목인 북한산 석탄 총 9천여t이 작년 2차례 걸쳐 러시아를 경유해 국내 반입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정부가 조사에 나선 것으로 17일 파악됐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이 4월에 제출한 '연례보고서'를 수정해 지난달 다시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홀름스크항에서 선적된 북한산 석탄이 지난해 10월 2일과 11일 각각 인천과 포항으로 들어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7∼9월 총 6차례에 걸쳐 북한 원산항과 청진항에서 석탄을 선적한 선박이 러시아 홀름스크항으로 이동해 석탄을 하역했고, 이들이 파나마 선적인 '스카이 엔젤'호와 시에라리온 선적인 '리치 글로리'호에 선적된 뒤 작년 10월 2일과 11일 각각 인천항과 포항항에 들어왔다.

한국에 입항한 북한산 석탄의 양은 10월 2일 인천으로 들어온 스카이 엔젤호의 경우 보고서에는 적시되지 않았으나 4천여t인 것으로 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또 작년 10월 11일 포항으로 들어온 리치 글로리 호에 실린 북한산 석탄은 총 5천t이었다. 포항에 도착한 북한산 석탄은 t당 금액이 미화 65달러로 계산돼 32만5천 달러어치였다고 보고서는 소개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해 8월 대북제재 차원에서 채택한 결의 2371호를 통해 북한산 석탄에 대한 전면 수출금지조치를 내린 바 있다. 결의 2371호는 '북한은 자국 영토로부터 또는 자국민에 의해 또는 자국 선박이나 항공기를 사용하여 석탄, 철, 철광석을 직간접적으로 공급, 판매 또는 이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결의는 또 '모든 국가가 북한을 원산지로 하는지와 관계없이 자국민에 의해 또는 자국 국적 선박이나 항공기를 사용하여 북한으로부터 해당 물질 조달을 금지토록 결정'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결국, 북한이 남한으로 석탄을 수출하려 했다면 그 자체가 안보리 결의 위반이 된다. 또 한국의 경우 이미 2010년 5·24 조치 등을 통해 법적으로 남북 간 교역을 금지하고 있어 안보리 결의 2371호 채택 이전부터 북한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고는 있지만, 안보리 결의의 이행에 구멍이 생긴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가 작년 10월 관련 정보를 입수해 두 선박이 정박해 있는 동안 검색 등 안보리 결의에 따른 조치를 취했으며, 현재 한국 측 수입업자 등에 대해 관세법상 부정수입 혐의로 조사를 진행중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가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대북 제재위원회 등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협조하에 필요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며 "(2건의 북한산 석탄 한국 입항 건은) 우리 관계 당국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2건 모두 정보가 입수되기 전에 수입신고 및 신고 접수가 다 완료됨으로써 선박의 한국 도착과 동시에 석탄들의 하역처리가 돼 결과적으로 정부는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을 막지 못했고, 해당 선박들에 대해 억류나 압수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아울러 작년 10월 북한산 석탄을 싣고 국내 입항했던 배들이 올 2월 다른 품목을 실은 채 다시 우리 측 항구에 들어왔으나 정부는 그때도 검색만 하고 억류는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작년 12월 채택된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397호는 안보리 결의상 금지된 품목의 이전에 연관돼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는 경우 회원국은 자국 항구내의 모든 선박을 나포, 검색, 동결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 설명대로라면 우리 정부는 지난 2월 상황에서 해당 선박들의 안보리 결의 위반 혐의를 확정하지 못해 억류와 같은 고강도 조치는 취하지 못한 셈이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2월 입항 당시 (해당 배가) 관세청 우범 선박 리스트에 있어서 검색 및 조사를 했으나 '라이트하우스 윈모어 호'(선박 사이의 이전 방식으로 북한에 정유제품을 불법 제공한 혐의로 작년말 한국 당국에 의해 억류) 건과 같은 확실한 증거가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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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경제] 한국, 안보리 대북제제 위반 ‘중심’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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