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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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산 석탄을 나진항에서 선적중인 모습과 박지원의원

엄이도종(掩耳盜鐘), 자기(自己)만 듣지 않으면 남도 듣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행동(行動)을 풍자 

지난해 북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46만4000원으로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 우리나라(3363만6000원)의 5%

‘대북 제재 결의’ 위반 혐의 제3국 선박들이 작년 10월 후 북한산 석탄을 싣고 32차례 들락날락

과거 대북비밀송금 사태를 떠올리게 하는 미묘한 뒷맛이 남아...

[시큐리티팩트 = 김희철 안보전문기자]

 "여씨춘추(呂氏春秋)"에 있는 ‘엄이도종(掩耳盜鐘)’이란 자기(自己)만 듣지 않으면 남도 듣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행동(行動)을 풍자한 말이다.

진(晉)나라  범씨(范氏)가 망하자 혼란(混亂)을 틈타 범씨의 종을 훔치러 들어온 자가 있었다. 그러나 종이 매우 무거워 지고 갈 수가 없어 종을 깨뜨려 가지고 가면 되겠다고 생각하고 망치로 그것을 치니 종이 '쨍'하는 소리가 있어 사람들이 그것을 듣고 자기의 종을 빼앗을까 두려워 재빠르게 자신의 귀를 막았다는 유래에서 나온 사자성어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017년 7.4 및 7.2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하여  8월 5일(현지시간) ‘대북 제재 결의 2371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8번째 안보리 채택 대북제재 결의인 ‘2371호’는 북한의 원자재 수출 봉쇄와 노동자 신규 송출 금지 등이 핵심으로 2016년 11월(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 채택된 2321호와 비교할 때 석탄의 상한선(연간 750만t 또는 4억 87만 달러)을 없애 수출을 전면 금지한 것이 가장 큰 차이로, 유엔의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로 평가받았다.

지난해 북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46만4000원으로, 우리나라(3363만6000원)의 5%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북한 경제가 ‘고난의 행군’ 이후 가장 많이 뒷걸음한 것으로 추정됐다.

국제 사회의 강도 높은 대북(對北) 제재로 대외교역이 축소되면서 북한 경제가 직격탄을 맞았고, 가뭄 등 기상 여건 악화로 농산물 생산이 감소한 것도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보다 3.5% 감소했다. 경제성장률 감소폭은 지난 1997년(-6.5%) 이후 20년만에 가장 컸다. 1997년은 수십 만명이 굶어 죽은 고난의 행군이 이어지던 시기다.

북한 경제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집권한 지난 2011년부터 4년 동안 연간 1% 내외 성장세를 유지한 뒤 2015년(-1.1%) 역성장으로 돌아섰다가 2016년에는 3.9%의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핵실험 등에 따른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가 강화되면서 성장률이 곤두박질친 것이다.

파나마 선적의 '스카이 엔젤'호는 작년 9월 21일 러시아 홀름스크에서 북한산 석탄을 4156t을 싣고 10월 2일 인천항에 도착하는 등 올해 7월 초까지 11번 한국에 입항했다. 또한 시에라리온 선적의 '리치 글로리'호는 작년 10월 11일 포항신항에 입항해서 북한산 석탄 5000t을 내려놓고 이틀 뒤 떠났다. 그리고 약 한 달 뒤인 11월 14일 다시 석탄 3300t을 싣고 포항신항에 입항했다. 리치 글로리호는 모두 21번 한국에 입항했다.

북한산 석탄을 싣고 입항해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하면서 북한을 도운 것은 과거 대북비밀송금 사태를 떠올리게 하는 미묘한 뒷맛이 남는다.

작년 12월 채택된 대북제재 결의2397호는 안보리 결의상 금지된 품목의 이전에 연관돼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는 경우 회원국은 자국 항구내의 모든 선박을 나포, 검색, 동결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 설명대로라면 우리 정부는 지난 2월 상황에서 해당 선박들의 안보리 결의 위반 혐의를 확정하지 못해 억류와 같은 고강도 조치는 취하지 못한 셈이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2월 입항 당시 (해당 배가) 관세청 우범 선박 리스트에 있어서 검색 및 조사를 했으나 '라이트하우스 윈모어 호'(선박 사이의 이전 방식으로 북한에 정유제품을 불법 제공한 혐의로 작년말 한국 당국에 의해 억류) 건과 같은 확실한 증거가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해명하며 "관계 당국에서 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그에 따라서 필요할 경우 처벌도 이뤄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해 북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46만4000원이고 국내총생산(GDP)도 전년보다 3.5% 감소했다. 지난해 핵실험 등에 따른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가 강화되면서 성장률이 곤두박질친 것이다.
 
뒷맛이 묘하게도 북한의 경제사정을 감안한 듯 과거 대북비밀송금처럼 북한산 석탄 선박 입항도 눈감아주고, 그밖에 올해 대북 제재 예외 요청도  벌써 7건이나 된다는 것이 우리 정부가 알면서도 방치했다는 지적까지 나오게 만들었다.

현재 위세를 떨치고 있는 박지원 국회의원은 과거의 대북비밀송금에 관련해서 감옥까지 다녀왔다. 역사는 반복된다. 작금의 사건들과 이에 따른 조치들을 볼 때, 엄이도종(掩耳盜鐘)’이란 사자성어 처럼 자기(自己)만 듣지 않으면 남도 듣지 못한다고 생각으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어리석은 행동(行動)이 아닐지 의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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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군사관학교 졸업(1981년)
- 동국대학원 외교국방(석사)
- 한남대학교 정책학 (박사과정)
- 5군단사령부 작전참모
- 3군사령부 감찰참모
- 8군단사령부 참모장
- 육군훈련소 참모장
- 육군대학 교수부장
- 육군본부 정책실장
-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
- 군인공제회 관리부문부이사장 
- (현)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 (현)시큐리티팩트 발행인
 
  1. 주요 저서 및 연구
     
    - ‘충북지역전사’, 우리문화사, 2000.2월(1500부 발간)
    - ‘동서독 통일과정에서의 군통합에 관한 연구’, 동국대, 1995.6월
    - ‘지고도 이긴 전쟁’, 합참지, 2002. 1월
    - ‘ATCIS는 이 시대 영관장교의 개인화기’, 육군지, 2010.9월
    - ‘소통과 창의는 전승의 지름길’, 국방저널, 2010.11월
    -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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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Crisis. M] 북한산 석탄선박 32차례 출입과 대북비밀송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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