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05-14(금)
 
세부자료1.png▲ 추가로 밝혀진 67쪽 '대비계획 세부자료'의 표지와 기무사령부 전경. ⓒ 연합뉴스
 

현재 드러난 경위=한민구 국방장관과 조현천 기무사령관 지시로 소강원 당시 처장이 작성

① 배후설 1: 한 장관이 당시 청와대로부터 모종의 언질을 받고 조 사령관에게 지시

② 배후설 2: 조 사령관이 직접 청와대로부터 모종의 언질을 받고 소 처장에게 지시

③ 기무사 단독행위설: 조 사령관이 한 장관의 지시를 과도히 확대 해석하여 검토 지시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총괄 에디터)

기무사 계엄령 문건은 지난해 3월 탄핵 정국이 정점에 다다르던 시점에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최초 8쪽 자리 자료가 공개됐을 때만 하더라도 군이 최악의 상황을 상정한다면 검토해 볼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상당수 있었다.

그런데 지난 23일 국방부가 2급 비밀로 분류된 67쪽 자리 '대비계획 세부자료'를 평문으로 해제한 뒤 언론에 제공해 그 내용이 국민들에게 알려지면서 단순 검토가 아닌 실행 계획이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대다수 언론은 이 자료를 보도하면서 비상계엄이라는 엄중한 상황에 대한 설명 없이 주로 쿠데타를 연상하면서 정치권과 언론 통제 내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긴박할 경우 병력 수송을 위해 차량과 장갑차를 동원하는 내용은 있지만 전차는 언급이 없는데도 전차와 장갑차를 동원해 진압을 시도한 것처럼 일부 왜곡해 보도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 당시 이 문건을 작성한 책임자인 기무사 소강원 참모장(소장)이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조현천 당시 기무사령관이 자신을 불러 ‘한민구 장관이 위중한 상황을 고려하여 위수령과 계엄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8장짜리 원본(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을 만들고 나서 조 사령관이 한 장관에게 보고할 때 궁금한 점이 있으면 참고할 수 있도록 67쪽짜리 ‘대비계획 세부자료’를 같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소 참모장은 “조 사령관이 한 장관에게 보고할 때 동석하지는 않았다”며 “나중에 조 사령관으로부터 한 장관이 ‘알았다’고 했다는 말을 들었으며, 조 사령관은 훈련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존안(보관)해 놓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민구 장관 측은 지난 11일 “이철희 의원이 위수령 문제를 수차 질의해 비상 상황 시 위수령과 계엄령의 법적 요건과 절차를 살펴 본 내부 검토자료”라고 했다. 당시 조 사령관이 “우리도 위수령을 검토해 보겠다”고 해서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청와대나 총리실로부터 문건 작성 지시를 받은 적도 없고 보고하지도 않았다”고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이 문건의 실체를 밝힐 때 지시자의 말단은 조 사령관이어야 한다”며 “그 윗선의 지시자를 찾아내지 못하면 청문회를 하든 특별수사를 하든 소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기무사 문건의 지시 배경은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로 보면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① 한 장관이 박근혜 정권 당시 청와대로부터 모종의 언질을 받고 조 사령관에게 은밀하게 준비시켰을 가능성이다. 한 장관을 잘 아는 예비역 장군들은 “정무적 판단이 빠르고 책임질 일을 하지 않는 한 장관의 업무 스타일을 볼 때 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말한다.

② 조 사령관이 청와대로부터 직접 모종의 언질을 받고 당시 소강원 처장에게 준비시켰을 가능성이다. 조 사령관이 기무사령관으로 보직되는 과정에 대해서는 여러 의혹이 무성하다. 가장 폭발력이 큰 시나리오는 알자회 소속으로 최순실-우병우 라인과 연관되어 있다는 얘기다.

기무사령관에 보직된 것부터 이번 문건 검토까지 최순실의 지시를 받은 당시 우병우 민정수석이 언질을 주었을 것이란 말이 떠다니고 있다. 그리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지만 당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또는 박흥렬 경호실장과의 연관성도 언급된다.

③ 기무사령관이 한 장관의 지시를 과도히 확대 해석해 계엄까지 검토시켰을 가능성이다. 조 사령관과 근무한 경험이 있는 예비역들은 “조 사령관이 앞을 내다보며 일을 하고 참고자료까지 철저히 챙기는 업무 스타일이라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고 말한다.

이 세 가지 경우의 수 가운데 과연 무엇이 진실일까? 아직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은 미국에 체류하면서 자신의 입으로 단 한마디의 말도 내어놓지 않았다. 연락할 방법이 없지는 않을 텐데 말이다. 지시를 받아 철저히 임무를 수행한 장군과 간부들만 현재 압수수색을 당하고 소환 조사를 받고 있다.
 
정말 한민구 장관이 말한 것이 사실이고 조현천 사령관이 과도한 업무 욕심에 보고 준비를 철저히 시킨 것 외에는 다른 이유가 없다면, 왜 아직까지 아무 말도 없으며 당당히 귀국해서 조사에 임하지 않는지 그 속내가 심히 궁금하다. 정말 세간의 말처럼 우병우 민정수석의 지시를 받은 걸까?


김한경 총괄 에디터 겸 연구소장 기자 khopes58@securityfact.co.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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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분석] 기무사 계엄령 문건의 배후설과 3가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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