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팩트=김효진 기자)
지난 1월부터 이병부터 병장까지 두 배 가까이 월급 인상돼
지난 1월부터 국군 병사들의 월급이 대폭 올랐다. 병장은 지난 해 21만6000원에서 최저임금 30% 수준인 40만5699원으로 뛰었다. 인상률이 88%이다. 상병은 19만5000원에서 36만6229원으로, 일병은 17만6400원에서 33만1296원으로, 이병은 16만3000원에서 30만6130원으로 각각 올랐다. 한 마디로 병사들의 월급이 계급과 관계없이 두 배 가까이 뛴 셈이다.
“병사 월급을 순차적으로 최저임금의 50%까지 올리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 반영된 결과이다.
취업대란 시대의 병영 풍속도는 '근검'과 '절약'
월 적금 최대한도인 10만원 가입계좌 지난 해 대비 74.7% 증가
병사들은 이처럼 갑자기 늘어난 월급을 어디에 썼을까? 2일 국방부가 발표한 조사결과는 '가슴 아픈' 사연을 담고 있다. 다양한 소비활동이 늘었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측을 여지없이 깨버렸다. 대다수 병사들은 월급 증가분의 절반 정도를 저축에 할당했다. 한국의 청년들이 군대생활을 하면서도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는 데 힘을 쏟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취업대란' 시대에 한국 병영의 풍속도는 '근검'과 '절약'인 셈이다.
국방부가 군 마트 및 나라사랑카드 이용 현황, 국군병사적금 가입현황 등 병사들의 지출 성향을 분석한 결과에 그렇게 나타났다. 소비 금액은 소폭 증가하였으나, 이에 비해 적금 신규 가입 인원 증가폭이 훨씬 큰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국방부에 따르면, 적금 신규 가입계좌 수는 2018년 1∼6월간 월평균 33,87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3,705건에 비해 42.9% 증가했으며, 신규 가입계좌 중 월 적금 최대한도인 10만원 가입계좌는 같은 기간 월평균 3만 707건으로 지난해의 1만 7578건에 비해 74.7% 증가했다. 따라서 봉급 중 병영생활 필수금액 외에는 대부분 전역 시 목돈 마련을 위해 적금에 가입한 것으로 보인다.
월 평균 군마트 소비 증가액은 9600원에 불과, 나라사랑카드 사용액은 36.8% 증가
병사들의 군 마트 1건당 이용금액도 653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461원에 비해 19.7% 증가했다. 또 같은 기간 1인당 월 이용금액은 8만 6242원으로 지난해의 7만 6611원에 비해 12.6% 증가하는데 그쳤다. 월급이 올랐지만 군마트 소비 증가액은 고작 9631원에 불과했다.
병사들의 소비 총액을 가늠케해주는 나라사랑카드 이용금액은 월평균 26만 160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9만 1233원에 비해 36.8% 증가했다. 월 10만원 이상 적금 가입자 증가율의 절반 수준이다.
병사들, 저축 늘리면서도 "부모님 도움 없이 병영생활 가능해져" 강조
병사들은 이처럼 저축을 하면서도 봉급 인상 후에는 부모의 도움 없이 병영생활이 가능해졌다는 분위기이다.
전방 사단에 근무하는 강민상 일병은 “병 봉급 인상 후 매월 10만원을 적금에 들면서도 지난해와 달리 병영생활이 한결 여유로워졌고, 부모님의 지원 없이도 군 마트 이용 빈도와 금액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한, 같은 사단 이돈욱 상병은 “월 10만원을 적금에 가입 중이나 전역 후 대학등록금 마련을 위해 더 많은 금액을 적금에 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 은행별 적립한도 20만원으로 늘린 '장병내일준비적금' 출시 예정
국방부 관계자, "믿음직하지만 가슴이 아려"
국방부는 병사들의 저축을 장려하기 위해 2018년 8월 중 적립한도를 지금보다 2배 높인 「장병내일준비적금」을 출시할 예정이다. 월 적립한도가 은행별 20만원, 최대 40만원임을 고려할 때, 병사들의 월 평균 적립금액은 현재보다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2일 시큐리티팩트와의 전화통화에서 "병사들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월급이 오르자 목돈 마련을 위해 적금을 들고 있다는 통계를 보고 믿음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병영생활을 하면서도 사회 복귀를 준비하는 그들의 모습에 가슴이 아리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