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 김정일의 핵심측근으로 정권유지에 기여
김정일 시대의 군부 실세였지만, 김정은 시대엔 상징적 인물로 이선후퇴
(시큐리티팩트=김철민 기자)
북한의 김영춘 전 인민무력부장이 사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 향년 82세의 나이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례적으로 김 전 부장 장례식의 장의위원장을 맡기로 해 주목된다.
중앙통신은 '노동당 중앙위원회·중앙군사위원회·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공동명의로 김영춘 사망에 관한 부고를 발표, 그가 "급성심근경색으로 8월 16일 3시 10분 82살을 일기로 애석하게 서거하였다"고 밝혔다.
중앙통신은 김영춘의 장례를 국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김정은 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장의위원회를 꾸렸다고 전했다. 이는 김영춘이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시대를 안정화시키는 기여한 대표적인 군부 실세라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사망한 북한 인사의 장례에서 장의위원장을 맡은 사례는 김양건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과 '혁명 1세대'인 리을설 인민군 원수(모두 2015년 사망) 등이 있을 뿐이다.
1935년생인 김영춘은 김정일 시대 대표적인 군부 실세인 혁명 2세대 인물이다. 김정일 장례식 때 김정은과 함께 영구차를 호위했던 7인 중 '군부 4인방'에 속하기도 했다.
김정일의 생전 최측근으로 꼽혔던 김영춘은 1998년 10월부터 9년 가까이 남한의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총참모장을 지냈다. 2007년 4월 김정일 시대 북한의 최고 국가기구인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됐고 2009년에는 국방장관에 해당하는 인민무력부장(현 인민무력상)을 맡았다. 하지만 2011년 김정일이 사망하고 김정은 체제가 공식 출범한 뒤에는 군부 세대교체와 함께 한직으로 위상이 약화했다.
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게재된 김영춘의 장의위원회 명단에는 북한의 당·정·군 최고위 인사들과 군부 주요 인사들이 포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