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3-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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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안부, ‘침수탐지 인공지능’ 민간에 시범 공개… 국민이 직접 성능 검증한다
    [시큐리티팩트=김상규 기자] 정부가 CCTV 영상을 활용해 침수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민간에 전격 공개하고 현장 중심의 품질 검증에 나선다. 행정안전부는 도로와 하천의 침수 여부를 자동으로 판별하는 인공지능(AI) 모델과 학습데이터를 시범 공개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인공지능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실제 이를 활용할 기업, 연구기관, 일반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반영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에 제공되는 데이터는 CCTV 실제영상을 기반으로 제작된 약 1만 4천 장 규모의 학습데이터(Learning Data, AI 모델을 훈련시키기 위해 정답을 부여한 데이터)와 이를 분석하는 AI 모델 원본 및 개발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재난 관리 분야에서 AI 모델은 데이터 확보의 어려움으로 인해 현장 적용 시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행안부는 이번 시범 공개를 통해 민간의 창의적인 의견을 수렴하고, 오는 하반기로 예정된 전면 개방에 앞서 기술적 결함을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검증 참여를 희망하는 개인이나 단체는 오는 25일부터 3월 9일까지 수요 접수를 마쳐야 한다. 선정된 사용자에게는 데이터가 제공되며, 이들은 4월 10일까지 실제 활용 결과와 개선 의견을 제출하게 된다. 검증 절차는 수요 접수 및 확정(2월 25일 ~ 3월 9일), 데이터 제공 및 활용(3월 9일 ~ 4월 10일), 그리고 결과 정리(4월 17일)로 진행된다. 행안부는 검증 기간 중 도출된 우수 활용 사례를 향후 간담회 등을 통해 공유하고, 데이터 고도화 작업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모집 일정과 신청 방법은 재난안전데이터공유플랫폼(www.safetydata.go.kr)과 행정안전부 누리집(www.mois.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용균 행안부 안전예방정책실장은 “침수탐지 인공지능 모델과 학습데이터가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반영해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각 분야 종사자와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안부의 시범 공개는 공공 재난 데이터를 민간에 개방하여 기술적 난제를 함께 해결하려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의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CCTV 영상을 기반으로 한 AI 탐지 기술은 여름철 집중호우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한 핵심 기술인만큼, 민간의 검증을 거쳐 얼마나 신뢰도 높은 모델로 거듭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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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24 13:55
  • 손흥민 vs 메시, MLS 개막 ‘세기의 대결’… 스타 마케팅 성공 뒤엔 AI 있었다
    [시큐리티팩트 = 김상규 기자] 대한민국 축구의 간판 손흥민(LAFC)과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2026시즌 개막전에서 정면 승부를 펼친다. 이번 맞대결은 단순한 스타 플레이어 간의 경쟁을 넘어,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이 결합한 현대 스포츠 비즈니스의 정수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손흥민의 LAFC와 메시의 인터 마이애미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2월 22일 오전 11시 30분, 미국 LA 메모리얼 콜리세움에서 2026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두 선수의 공식 맞대결은 지난 2018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이후 8년 만이다. 당시 메시(바르셀로나)는 손흥민(토트넘)을 상대로 1승 1무를 기록하며 판정승을 거둔 바 있다. 이번 경기는 MLS가 전 세계 팬들을 겨냥해 준비한 상징적 매치업이다. 사무국은 7만 7000석 규모의 역사적인 구장인 LA 메모리얼 콜리세움을 경기 장소로 낙점했다. 이는 LAFC 기존 홈구장 규모의 3배가 넘는 수치로, 이번 대결에 쏠린 글로벌 관심을 입증한다. MLS의 비약적인 성장은 수치로 확인된다. LAFC는 손흥민 합류 이후 글로벌 스포츠 유니폼 판매 1위를 기록했으며, 영입 첫 주 홈경기 티켓 가격은 500% 이상 급등했다. 메시의 효과 역시 막강해 인터 마이애미의 연매출은 합류 전 약 5000만 달러(약 725억 원)에서 2024년 1억 9000만 달러(약 2755억 원)로 약 240% 증가했다. 이러한 흥행의 이면에는 치밀한 디지털 기술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스포츠 AI 영상 플랫폼 기업인 WSC Sports는 최근 발표한 리포트를 통해 MLS의 성공 배경에 ‘디지털 퍼스트’ 전략이 있다고 분석했다. 리그 전체 스폰서십 매출 역시 2022년 약 4억 6100만 달러(약 6684억 원)에서 2025년 7억 1500만 달러(약 1조 367억 원)로 약 55% 급증하며 상업적 가치를 증명했다. WSC Sports는 AI를 활용해 경기 장면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하이라이트를 생성해 전 세계 플랫폼에 즉각 배포하는 기술을 제공한다. 실제로 손흥민의 득점 장면은 단 2분 만에 SNS를 통해 글로벌로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한국 등 글로벌 팬덤을 실시간으로 리그에 묶어두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MLS는 AI를 활용한 메타데이터 분석을 통해 팬들에게 맞춤형 콘텐츠를 전달하는 ‘초개인화’ 전략을 구사한다. 일반 팬에게는 짧은 숏폼 영상을, 열성 팬에게는 심층 분석 콘텐츠와 미공개 영상을 제공해 팬 경험을 세분화하고 있다. 또한 생성형 AI를 활용한 다국어 해설과 더빙 기술을 통해 글로벌 현지화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이는 해외 팬들이 자국어로 스타 선수의 활약상을 접하게 함으로써 정서적 유대감을 높이는 효과를 낸다. WSC Sports의 다니엘 시크만 CEO는 “스타 선수는 팬을 불러모으지만 그들을 장기적인 팬덤으로 전환하는 것은 기술의 영역”이라며, “AI 기반의 개인화 기술과 스토리텔링의 결합이 리그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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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20 14:59
  • [SF 맞수분석] ‘ChatGPT 엔터프라이즈’ 파트너십 전쟁…삼성SDS·LG CNS, 국내 기업 AX 주도권 놓고 격돌
    [시큐리티팩트=김상규 기자] 국내 IT 서비스 시장의 양대 산맥인 삼성SDS와 LG CNS가 글로벌 생성형 AI의 선두주자 OpenAI와 손잡고 기업용 AX(AI 전환) 시장에서 정면충돌한다. 양사는 OpenAI의 ‘리셀러 파트너’ 및 ‘서비스 구현 파트너’ 계약을 통해 강력한 보안과 성능을 갖춘 ‘ChatGPT 엔터프라이즈’를 무기로 기업 고객 확보를 위한 사활을 건 승부에 나섰다. 삼성SDS는 지난해 12월 23일 국내 기업 최초로 OpenAI의 ‘리셀러’ 및 ‘엔터프라이즈 AI 서비스 구현 파트너’ 자격을 동시에 거머쥐며 초반 기세 싸움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지난 1월 개최한 ‘Enterprise AI Connect 2026’ 세미나에서 삼성SDS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국내 1호 파트너로서 확보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과 대규모 수주 사례를 공개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삼성SDS의 핵심 전략은 인프라부터 서비스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AI 풀스택(Full Stack)’ 지원에 있다. 이는 AI 컨설팅을 시작으로 플랫폼 및 인프라 구축, 데이터 보안, 그리고 모델의 운영과 확산에 이르기까지 기업이 AI를 도입하는 데 필요한 모든 단계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특히 삼성SDS는 국내 최초 파트너로서 쌓은 노하우와 견고한 보안 거버넌스 체계를 결합, 글로벌 AI 기술을 기업 내부 환경에 가장 안전하게 이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고객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즉각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삼성SDS는 계약 체결 직후 SPC그룹의 마케팅 플랫폼 기업 ‘섹타나인(Secta9ine)’과 국내 대표 여행사 ‘하나투어’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섹타나인은 전 직무의 업무 방식을 ‘AI 네이티브’로 전환하여 마케팅 및 데이터 분석의 혁신을 꾀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멀티 AI 에이전트 서비스 ‘하이(H-AI)’를 통해 24시간 상담과 초개인화 상품 추천 등 고객 경험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호준 삼성SDS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장(부사장)은 “국내 최초로 OpenAI 서비스를 공급하는 파트너로서, 기업 고객이 AI를 단순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고도화할 수 있는 독보적인 생태계를 제공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LG CNS 역시 OpenAI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국내 기업용 AX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다. LG CNS는 리셀러 권한 확보와 더불어 고도화된 기술 지원을 위한 ‘엔터프라이즈 AI 서비스 구현 파트너’ 역할을 수행하며 고객사의 내부 시스템과 ChatGPT를 정밀하게 연결하는 기술적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다. LG CNS는 특히 기업 내부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거나 AI 학습에 활용되지 않는 강력한 보안 환경 구축에 역량을 쏟고 있다. 최근 OpenAI 보고서에서 기업 내 ‘추론’ 관련 토큰 소비가 전년 대비 320배 급증한 점에 주목하여 복잡하고 난도가 높은 업무를 정확히 처리할 수 있는 지능형 AI 구현에 모든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LG CNS는 AI 전문 엔지니어와 아키텍트, 컨설턴트로 구성된 전담 조직인 ‘OpenAI 론치 센터(Launch Center)’를 신설했다. 이 조직은 OpenAI 본사 전문가들과 긴밀히 협업하여 컨설팅부터 구축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기업들이 도입 단계에 그치지 않고 실제 비즈니스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 실전형 워크숍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고객사의 실질적인 체질 개선을 이끌어내고 있다. 김태훈 LG CNS AI클라우드사업부장(부사장)은 “LG CNS는 금융, 제조, 공공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가장 많은 AX 성공 사례를 보유하고 있다”며, 각 산업별 특화된 전문성을 바탕으로 시장 주도권을 확실히 가져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양사의 경쟁 구도를 ‘전략적 타격점의 차이’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SDS가 거대한 함대를 이끌고 바다 전체를 장악하는 ‘전함을 활용한 선단 전략’에 비유된다면, LG CNS는 특정 목표물을 날카롭고 정밀하게 타격하는 ‘전투함 전략’으로 요약된다는 평가다. 삼성SDS는 인프라와 플랫폼을 통합한 거대한 체계를 기반으로 전 산업군에 걸친 대규모 AI 생태계 이식에 주력한다. 반면 LG CNS는 금융과 제조 등 특정 산업 분야에서 쌓아온 깊이 있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각 기업에 최적화된 ‘고난도 업무 해결사’ 역할을 수행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OpenAI 코리아의 김경훈 총괄 대표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들의 AI 전환을 적극 지원하는 것이 주요 목표”라고 밝혔다. 글로벌 기술 패권과 국내 IT 서비스 거물들의 결합이 본격화됨에 따라 2026년 국내 기업용 AI 시장에서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 것인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뉴테크
    2026.02.19 16:28
  • [2026 AI를 이끄는 사람들⑩: 마크 저커버그] 메타의 반전, '폐쇄형 AI' 성벽을 허물다
    [시큐리티팩트=김효진 기자] 2026년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전략적으로 대담한 AI 실험을 진행하는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마크 저커버그다. 한때 '데이터 독점'의 상징으로 비판받던 그는 지금, 정반대의 전략을 밀어붙이고 있다. AI 패권 경쟁이 '초거대 폐쇄형 모델'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다. 메타(Meta)는 2023년 이후 오픈 소스인 라마(LLaMA) 시리즈를 순차적으로 공개해 왔다. 기업 규모에 따른 라이선스 조건을 두되 연구·개발 목적의 활용은 폭폭넓게 허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최신 모델의 내부 구조와 가중치를 공개하지 않는 오픈AI나 구글의 전략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이 노선은 외신에서도 일찍이 주목했다. 로이터는 2023년 메타가 라마 2를 공개하며 "오픈소스를 통해 AI 생태계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고 분석했고, 파이낸셜 타임즈 역시 메타의 전략을 "클라우드 종속 모델에 대한 구조적 도전"으로 평가했다. 다만 라마를 '완전한 무료 개방'으로 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상업적 이용에는 일정 조건이 따른다. 그럼에도 스타트업과 연구기관들이 이를 기반으로 파생 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흐름이다. 업계 관계자는 "API 종속 대신 자체 튜닝이 가능하다는 점이 기업들에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소셜 네트워크 제왕에서 'AI 인프라 설계자'로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메타는 메타버스 투자로 회의적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다른 준비가 병행되고 있었다. 저커버그는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와 모델 공개 전략을 동시에 추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메타가 GPU 확보와 데이터센터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보도하며, 이를 "장기 AI 승부수"로 해석했다. 저커버그는 2024년 메타 공식 블로그에서 "오픈소스 AI(Open source AI)는 장기적으로 더 안전하고 강력해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공개 서한에서 "가능한 한 많은 개발자가 AI를 직접 수정하고 배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비용 전략이 아니라 철학적 선택에 가깝다. 저커버그 "지능의 민주화는 리눅스처럼" 저커버그가 그리고 있는 그림은 AI 산업의 '리눅스(Linux)화'다. 과거 폐쇄형 운영체제에 맞서 리눅스가 서버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듯, 공개 모델이 산업의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블룸버그는 메타의 전략을 두고 "오픈 생태계를 통해 장기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접근"이라고 분석했다. 핵심은 단순 공개가 아니다. 전 세계 개발자들이 라마를 기반으로 모델을 개선하는 과정 자체가 메타의 전략적 자산이 된다. 내부 인력 수천 명이 할 수 없는 실험을, 외부 생태계가 수행하는 구조다. 물론 반론도 있다. 샘 올트먼은 공개 모델 확산이 안전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이에 대해 저커버그는 "투명성이야말로 안전을 강화하는 길"이라고 맞서고 있다. AI 안전을 둘러싼 철학의 충돌이다. 엔비디아와 구조적 공생 관계로 메타의 전략은 하드웨어 시장에도 파장을 낳았다. 클라우드 API(API) 중심의 폐쇄형 모델과 달리, 라마는 기업이 자체 서버나 프라이빗 환경에서 운용할 수 있다. 이는 곧 GPU(GPU) 수요 확대와 연결된다. 엔비디아는 AI 인프라 확산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외신들은 공개 모델 확산이 GPU 판매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을 여러 차례 지적했다. 다만 "메타가 AI 인프라 표준을 장악했다"는 평가는 아직 이르다. 현재 시장은 폐쇄형 초거대 모델과 공개형 고성능 모델이 병존하는 다극 체제로 전개되고 있다. 메타는 그중 하나의 축을 형성하고 있는 상태다. '오픈 LLM 리더보드', 한국 AI의 글로벌 시험대 2026년 현재, 메타의 라마와 같은 공개형 모델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이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플랫폼의 영향력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허깅페이스(Hugging Face)가 운영하는 '오픈 LLM 리더보드'는 다양한 공개 모델을 동일한 기준에서 비교·평가하는 대표적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 리더보드는 기업이 발표하는 자체 성능 수치를 교차 검증하는 일종의 공개 시험대 역할을 한다. 모델 개발사 입장에서는 마케팅 문구가 아니라, 동일 환경에서 측정된 벤치마크 점수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하는 무대다. 한국 기업들도 이 흐름에 올라탔다.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와 업스테이지의 '솔라(Solar)' 모델은 공개 벤치마크에서 경쟁력 있는 점수를 기록하며 글로벌 개발자 커뮤니티의 주목을 받았다. 이는 단순한 홍보 차원을 넘어, 오픈 생태계 내에서 기술력을 비교받는 과정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리더보드 성적이 곧 상업적 성공이나 산업 표준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개 검증을 통과했다는 사실 자체가 글로벌 무대에서의 신뢰도를 높이는 지표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지능의 독점인가, 공유인가 저커버그는 이제 단순한 SNS(SNS) 경영자가 아니다. 그는 공개 AI 전략의 상징적 인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결론은 아직 열려 있다. 폐쇄형 모델이 성능과 수익성에서 우위를 유지할지, 공개 모델이 생태계 확장이라는 무기로 장기 경쟁력을 확보할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메타의 선택이 AI 경쟁 축을 '성능'에서 '개방 전략'으로 확장시켰다는 점이다. 라마는 기술 이상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 지능은 독점의 대상인가, 공유의 기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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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18 09:39
  • NC AI, 'K-피지컬 AI 얼라이언스' 출범… 53개 기관 참여 '드림팀' 구성
    [시큐리티팩트=김상규 기자] NC AI가 11일 국내 최대 규모의 피지컬 AI 연합군 'K-피지컬 AI(K-Physical AI) 얼라이언스'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정부 주관 기술개발 과제에 지원했다. 이번 컨소시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주관하는 '피지컬 AI 모델 학습을 위한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WFM·World Foundation Model) 기술개발' 과제 수행을 목적으로 한다. NC AI를 포함해 총 53개 기관이 참여하는 역대급 규모다. 컨소시엄은 단순 연구를 넘어 실증과 산업 현장 적용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체계를 갖췄다. NC AI의 월드 모델을 중심으로 리얼월드(RLWRLD)와 씨메스의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Robotics Foundation Model), 펑션베이의 시뮬레이션 기술이 결합된다. 여기에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보틱스 기술과 삼성SDS의 현장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풀스택(Full-stack) 체계를 구축했다. K-피지컬 AI 얼라이언스는 한국의 독보적인 제조 현장 데이터에 주목한다. 글로벌 빅테크가 확보하기 어려운 고도화된 제조 데이터를 학습시켜,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로봇 두뇌'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현장 적용을 위한 우군도 든든하다. 삼성SDS, 롯데이노베이트, 포스코DX, 한화오션 등 주요 그룹사가 수요기관으로 참여한다. 전북, 경남, 광주, 대구 등 4대 권역 지자체도 힘을 보탠다. 독자 AI 모델 정예팀인 업스테이지도 협력 의사를 밝혔다. 특히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 기업 펑션베이는 정밀한 다물체 동역학 기술을 활용해 마찰, 유체 등 복합적인 물리 현상을 모사한다. 이는 가상에서 학습한 지능이 현실 세계에서도 오차 없이 작동하도록 뒷받침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데이터 수집용 이동형 양팔 로봇 플랫폼을 제공한다. KAIST, 서울대, 고려대 등 학계 석학들도 이론적 완성도를 높인다. 개발된 기술은 삼성SDS의 하이테크 제조 공장과 씨메스의 이커머스 풀필먼트(Fulfillment) 센터 등에서 실증을 거친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실패 데이터를 다시 학습에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상용화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연수 NC AI 대표는 "이번 컨소시엄은 기업 규모와 산업 경계를 허물고 '피지컬 AI 글로벌 1위'를 위해 모인 연합군"이라며, "독보적인 AI 기술로 대한민국 산업의 새로운 100년을 여는 초석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 뉴테크
    2026.02.12 13:34
  • 다큐브, 미국 예일대 주관 ‘AI 데이터 수능’ 3개 트랙 석권
    [시큐리티팩트=김상규 기자] 대한민국 토종 AI 기업이 미국 예일대 주관 ‘AI 데이터 수능’ 마지막 트랙에서 1위를 차지하며 지난해 2개 트랙 포함 총 3개 트랙을 석권했다. 다큐브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전 트랙을 제패한 것 자체가 국내 처음이며, 3개 트랙을 모두 석권한 기업 또한 세계에서 유일하다. 다큐브는 미국 예일대 연구진이 주도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Text-to-SQL(사람의 일상 언어를 데이터베이스 표준 언어인 SQL로 변환하는 기술) 벤치마크인 ‘Spider 2.0’에서 DBT·Lite·Snow 3개 트랙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11일 밝혔다. Snow 트랙 평가 2위는 중국 텐센트였다. 다큐브는 지난해 DBT(Data Build Tool, 데이터 변환 및 관리 최적화 기술) 트랙과 Lite(경량화된 데이터 구조 처리) 트랙에서 1위에 오른 데 이어 올해 Snow(실제 상용 클라우드 데이터 웨어하우스 환경에서의 실행력) 트랙까지 1위를 차지하며 Spider 2.0 전 트랙을 순차적으로 석권했다. Spider 2.0은 미국 예일대 연구진과 글로벌 산업 파트너들이 공동 개발한 차세대 Text-to-SQL 벤치마크(AI 모델의 성능을 측정하고 비교하기 위한 표준화된 시험대)다. 사람이 일상 언어로 질문하면 AI가 이를 데이터베이스 언어(컴퓨터가 데이터를 찾고 관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특정 명령어)로 얼마나 정확하게 바꾸는지 평가한다. 평가는 각 데이터 구조 이해력, 변환 정확도, 실제 기업 환경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검증한다. SQL(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해 데이터를 조작하기 위해 사용하는 프로그래밍 언어) 지식이 없어도 자연어로 데이터를 질의할 수 있는 AI의 이해도와 정확도를 평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이번 Snow 트랙에서는 동일한 문제를 실제 상용 데이터베이스 환경에 적용해 SQL의 실행 가능성과 현업 활용 완성도까지 함께 확인했다. 다큐브는 이 평가에서 복잡한 조건, 다중 테이블 연결, 고난도 질의 상황에서도 가장 정확한 SQL을 생성하는 AI로 인정받았다. 특정 환경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상용 데이터베이스에서 일관된 성능을 보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윤예지 다큐브 대표는 “다큐브는 자연어 기반 데이터 질의 기술을 금융·회계·데이터 플랫폼 전반에 적용하며 AI 에이전트(사용자의 목적에 맞춰 스스로 판단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지능형 시스템) 기술을 고도화해 왔다”며 “이번 Spider 2.0 전 트랙 1위는 이러한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다큐브는 국내 B2B 핀테크(기업 간 거래를 목적으로 하는 금융 기술) 기업 웹케시그룹의 신설 법인이다. 음성과 텍스트를 통해 일상의 모든 업무를 대화하듯이 처리하는 ‘업무용 GPT’를 보유하고 있다.
    • 뉴테크
    2026.02.11 11:35
  • [2026 AI를 이끄는 사람들⑨: 클레망 들랑그] 허깅페이스 창시자, '빅테크 AI'에 맞서 열린 지능 설계
    [시큐리티팩트=김효진 기자] 2026년 현재, 실리콘밸리의 거대 기업들이 가장 곤혹스러워하는 장소는 구글의 연구실도,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 센터도 아니다. 바로 '허깅페이스(Hugging Face)'라는 이름의 디지털 도서관이다. 오픈AI와 구글이 수조 원을 들여 만든 모델의 내부를 철저히 잠그는 동안, 전 세계 수백만 명의 개발자들은 이곳에 모여 지능의 설계도를 직접 열어보고, 수정하고, 다시 공유하며 거대 플랫폼의 독점 구조에 균열을 내고 있다. 그 중심에 선 인물이 클레망 들랑그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한 명의 천재가 만든 닫힌 지능보다, 수만 명의 평범한 개발자가 함께 개선한 열린 지능이 결국 승리할 것이라 믿는다." 이 철학은 2026년 현재, AI가 소수 권력의 통제 수단이 아닌 인류 공공 자산으로 남게 하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다쟁이 챗봇에서 'AI판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으로 프랑스 출신의 클레망 들랑그가 2016년 허깅페이스를 처음 세웠을 당시, 이 회사는 10대 이용자를 겨냥한 소셜 챗봇 앱을 만드는 작은 스타트업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는 챗봇 그 자체보다, 챗봇을 만들기 위해 공개한 코드와 도구에 개발자들이 더 열광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들랑그는 이때 방향을 틀었다. 누구나 AI 모델을 올리고, 실험하고, 개선하며 다시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그 선택이 허깅페이스의 현재를 만들었다. 2026년의 허깅페이스는 명실상부한 'AI판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다. 자연어 처리 모델부터 이미지 생성, 단백질 구조 예측, 로봇 제어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축적해온 다양한 형태의 지능이 이 플랫폼에 집적돼 있다. 공개된 모델의 수는 수십만 개를 넘어, 이제는 백만 개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곳의 진짜 경쟁력은 양이 아니라 속도다. 특정 기업이 모델 성능을 1% 끌어올리기 위해 수개월을 투자하는 동안, 허깅페이스 커뮤니티에서는 전 세계 개발자들이 동시에 코드를 들여다보며 문제점을 찾아낸다. 빠르면 수일 내에 결함이 공유되고, 개선된 버전이 다시 배포되는 구조다. '집단 지성'이라는 말이 가장 현실적으로 작동하는 현장이다. "오픈소스는 민주주의 기술이다" 클레망 들랑그가 오픈AI의 샘 올트먼과 가장 뚜렷하게 대비되는 지점은 '투명성'에 대한 인식이다. 올트먼이 안전을 이유로 모델 내부 구조를 공개하지 않는 '폐쇄적 정원(Walled Garden)' 전략을 택해왔다면, 들랑그는 오히려 이렇게 반문한다. "알 수 없는 지능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지능이다." 그의 철학을 상징하는 사례가 바로 '빅사이언스(BigScience)' 프로젝트다. 전 세계 60여 개국, 1000명이 넘는 연구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만든 대형 언어 모델 '블룸(BLOOM)'은, 특정 기업 자본이나 비공개 연구소 없이도 최고 수준 AI를 공동으로 개발·소유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들랑그는 AI를 기술이 아닌 정치적 구조로 바라본다. "AI는 민주주의와 같아야 한다. 소수가 결정하는 지능은 결국 그 소수의 이익을 대변하게 된다. 우리는 지능 결정권을 다시 대중의 손으로 돌려놓으려 한다." 엔비디아와 구글이 '적군이자 아군'에게 투자한 이유 허깅페이스의 주주 명단은 흥미롭다. 엔비디아, 구글, 아마존, 세일즈포스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빅테크 기업들이 2023~2024년 잇따라 수억 달러를 투자했다. 자신들의 '성벽'을 허무는 데 앞장서는 기업에 왜 그들은 돈을 댔을까. 이유는 단순하다. 허깅페이스 없이는 오늘날 AI 생태계 자체가 원활히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전 세계 개발자 다수는 허깅페이스의 '트랜스포머(Transformers)' 라이브러리를 기반으로 AI 코드를 작성한다. 이는 곧 허깅페이스가 AI 시대의 사실상 표준 언어를 쥐고 있다는 뜻이다. 비즈니스 모델 역시 영리하다. 모델 자체는 무료로 공개하되, 기업들이 이를 실제 서비스에 안전하게 적용하기 위해 필요한 컴퓨팅 자원, 보안, 관리 인프라는 유료로 제공한다. 이 전략 덕분에 2026년 현재 허깅페이스의 기업용 솔루션은 포춘 500대 기업 상당수가 검토하거나 이미 활용 중인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오픈 LLM 리더보드', 거짓 성능을 가려내는 판사 2026년, 기업들이 새로운 AI 모델을 도입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수치는 기업이 발표한 홍보 자료가 아니다. 허깅페이스가 운영하는 '오픈 LLM 리더보드(Open LLM Leaderboard)'의 순위다. 들랑그는 이 플랫폼을 통해 각국 기업과 연구소가 발표하는 모델 성능을 동일한 기준으로 검증하는 'AI 판사' 역할을 자처했다. 과장된 마케팅 문구 대신, 실제 테스트 결과가 공개된다. 이 리더보드는 한국 기업에도 중요한 등용문이 됐다.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업스테이지의 솔라(Solar) 등 국내 모델들이 이곳에서 성능을 검증받으며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국의 '소버린 AI' 전략과 들랑그의 시선 클레망 들랑그는 한국 시장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그는 한국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오픈소스를 무기로 독자적인 AI 주권을 확보할 수 있는 잠재력이 가장 큰 국가" 중 하나로 꼽는다. 실제로 최근 한국의 주요 제조·IT 대기업들은 민감한 데이터를 해외 빅테크에 직접 맡기기보다, 허깅페이스의 오픈소스 모델을 기반으로 자체 AI를 구축하는 방식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들랑그는 "한국의 강력한 개발자 문화와 오픈소스 생태계가 결합될 경우,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는 실질적인 기술 독립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조언한다. 지능의 민주화, 그 머나먼 여정 클레망 들랑그는 스스로를 혁명가가 아닌 '사서(Librarian)'라고 부른다. 인류가 축적한 지식과 지능이 소수에게 독점되지 않도록 정리하고, 보존하고, 개방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는 뜻이다. 2026년, 인류는 다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소수 엘리트가 설계한 완벽한 지능의 보호 아래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다소 투박하더라도 모두가 함께 만든 투명한 지능 위에서 미래를 설계할 것인가. 클레망 들랑그와 허깅페이스는 후자의 길이 느리고 고통스러울 수는 있어도, 더 지속 가능하다는 사실을 현실로 보여주고 있다. 노란 이모지 로고는 이제 단순한 브랜드를 넘어, 거대 기업 독점에 맞서는 협력과 공유의 상징으로 읽힌다.
    • 뉴테크
    2026.02.11 09:30
  • [산업新무기/피지컬AI] ⑥ 공장 출근하는 휴머노이드, ‘애지봇’이 바꿀 제조 현장
    (시큐리티팩트=김상규 기자) 본지의 ‘피지컬 AI(Physical AI)’ 연재가 마무리(6편)에 도달했다. 그동안 다뤘던 피지컬 AI의 진화 속도는 가파르다. 초기 모델이 기동성 확보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지능형 노동력’ 단계로 접어들었다. 그 중심에 중국의 ‘애지봇(Agibot)’이 있다. 설립자 펑즈후이는 천재 엔지니어다. 그는 화웨이를 거쳐 애지봇을 창업하며 로봇업계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애지봇의 위상은 숫자로 증명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Omdia)에 따르면 애지봇은 2025년 한 해 동안 5100대 이상의 휴머노이드를 출하했다. 이는 전 세계 시장 점유율 39%에 달하는 수치다. 글로벌 1위 기록이다. 애지봇의 핵심 병기는 휴머노이드 ‘A2’다. 이 로봇은 설계 단계부터 산업 공정 투입을 목표로 제작됐다. 신장은 175cm, 몸무게는 55kg이다. 전신에 49개 이상의 자유도(DoF, 로봇 관절의 움직임 가능 범위)를 갖춰 인간에 가까운 움직임을 구현한다. 압도적인 ‘두뇌’ 성능도 갖췄다. 200 TOPS(1초에 200조 번 연산)급 AI 연산 능력을 탑재했다. 자체 운영체제 ‘AIBOS’와 대형 모델 ‘WorkGPT’는 사용자 의도를 이해하고 환경을 인식한다. 복잡한 공정 내 부품을 실시간으로 식별하고 분류하는 비결이다. 인간의 손을 재현한 ‘덱스트러스 핸드(Dexterous Hand)’가 화룡점정이다. 초정밀 촉각 센서를 탑재해 미세한 힘 조절이 가능하다. 전자 부품 조립이나 나사 체결 작업을 숙련공 수준으로 해낸다. 애지봇은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의 생산 라인에서 실증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현재 실제 공정 투입을 위한 최종 조율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고정형 협동 로봇이 수행하지 못한 유연한 공정 대응이 가능하다. 로봇 스스로 이동하며 상황에 맞는 도구를 선택해 작업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제조 현장의 지능화를 완성할 것으로 본다. 애지봇은 화학 물질 취급이나 고온 환경 등 극한 공정의 핵심 자산이 될 전망이다. 보안 현장에서도 단순 감시를 넘어 임무를 완수하는 실무형 로봇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래 스마트 팩토리의 주도권은 하드웨어 기술력을 넘어선다. 현장 데이터를 학습해 숙련된 동작으로 치환하는 ‘로보틱스 파운데이션 모델(RFM)’이 핵심이다. 여기에 정밀 구동기(Actuator)를 얼마나 유기적으로 통합하느냐에 승패가 달렸다. 결국 승자는 로봇의 ‘두뇌’와 ‘정밀한 손’을 먼저 완성하는 쪽이다. 애지봇의 행보가 제조 패러다임의 혁명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피지컬 AI 시리즈를 마치며]본지는 6차례에 걸쳐 로봇이 인간의 물리적 능력을 대체하는 '피지컬 AI'의 현주소를 짚어보았습니다. 험지를 누비던 기동성에서 이제는 공장에서 나사를 조이는 정밀 노동력으로 로봇은 진화했습니다. 인공지능이 육체를 갖게 된 시대, 제조 현장의 풍경은 이미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독자 여러분. 그 동안 시리즈를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 뉴테크
    2026.02.05 14:45
  • 포스코, 제철소 ‘피지컬 AI’ 시대 연다… 美 페르소나 AI와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
    [시큐리티팩트=김상규 기자] 포스코그룹이 철강 제조 현장의 안전 확보와 공정 효율화를 위해 ‘휴머노이드 로봇’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단순 자동화를 넘어 인간의 형태를 닮은 로봇이 작업자와 협업하는 ‘피지컬 인공지능(AI)’ 도입을 통해 스마트 팩토리의 정점을 찍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3일 경기도 판교 포스코DX 사옥에서 포스코, 포스코DX, 포스코기술투자, 그리고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인 페르소나 AI(Persona AI)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의 현장 적용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포스코그룹 각 계열사의 전문 역량을 결집해 제철소 특화 로봇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포스코는 현장 적용성 평가 및 도입 개소 발굴을, 포스코DX는 로봇 자동화 시스템 설계와 특화 모델 공동 개발을 담당한다. 포스코기술투자는 사업 검증(PoC) 수행을 지원하며, 페르소나 AI는 자사 기술을 집약한 로봇 플랫폼을 구현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고위험 물류 현장의 안전성 강화다. 양측은 이달부터 제철소 내 철강재 코일 물류 관리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해 사업 검증에 나선다. 20~40톤에 달하는 압연 완성품 코일을 하역하기 위해서는 크레인 작업이 필수적이다. 크레인 벨트를 코일에 체결하는 고하중 작업을 휴머노이드 로봇이 작업자와 협업하게 된다. 이는 사고 위험이 높고 근골격계 질환 유발 가능성이 큰 현장의 잠재적 위해 요소를 근본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조치다. 페르소나 AI는 2024년 설립된 미국의 신생 로봇 기업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로봇 핸드 기술과 자체 정밀 제어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기술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300만 달러(약 43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페르소나 AI의 휴머노이드 플랫폼은 NASA 기술 기반의 다섯 손가락 다관절 핸들을 탑재해 미세부품 조립은 물론 수십 킬로그램(kg) 단위의 고중량물 처리까지 가능한 정밀 제어 능력을 갖췄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부터 중후장대 현장 특성을 감안해 이송, 자재 준비 등 터미널 물류 공정에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을 검토해 왔다. 이번 실증 과정을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의 기계적 안전성과 작업자와의 협업 가능성이 확인되면 현장 투입 규모를 확대하고 다양한 물류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한편 포스코그룹은 AX를 비롯한 산업 패러다임 전환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제조 현장에서 인텔리전트 팩토리(Intelligent Factory)를 확산하고 기술에 토대를 둔 안전한 일터를 구현해 나갈 방침이다.
    • 뉴테크
    2026.02.04 13:44
  • 글로벌 플랫폼과 국가 규제의 충돌… 프랑스는 왜 'X'를 급습했나
    [시큐리티팩트=김효진 기자] 프랑스 검찰이 2026년 2월 3일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 X(구 트위터)의 파리 본사를 급습하며 글로벌 플랫폼과 국가 규제 간 갈등이 본격화했다. 3일(현지 시각) 외신 보도에 따르면, 파리 사이버범죄부서는 X의 추천 알고리즘과 AI 챗봇 Grok(그록)이 불법 콘텐츠를 생성·확산했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주요 혐의에는 아동 성착취 이미지, 성적으로 노골적인 딥페이크, 홀로코스트 부정 표현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유로폴까지 수사에 참여하고 있다. 검찰은 머스크와 전 CEO 린다 야카리노를 4월 20일 자발적 심문을 위해 소환했으며, 여러 직원들도 같은 시기에 증언을 받게 했다. 체포자가 아직 보고되지는 않았지만, 수사는 형사 책임 여부를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Grok AI, 어떤 기능이 왜 논란인가 논란의 핵심에는 X의 AI 챗봇 Grok이 있다. Grok은 기본적으로 사용자 요청에 따라 이미지와 텍스트를 생성하는 기능을 제공하는데, 2025년 말부터 반복적으로 성적으로 노골적이거나 비동의 콘텐츠를 생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 검찰은 Grok이 비동의 성적 딥페이크 이미지, 특히 여성과 미성년자를 연상시키는 이미지 생성에 사용됐다는 신고를 근거로 수사를 확대했다. 또 다른 문제는 홀로코스트 부정 및 반인륜적 표현과 관련된 Grok의 응답이다. 과거 Grok이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표현을 게시해 논란이 된 적이 있으며, 이러한 콘텐츠는 프랑스에서 범죄로 처벌되는 영역이다. Reuters 등 보도에 따르면 Grok이 한 답변에서 아우슈비츠 가스실을 "살균용"이라고 표현한 이후 해당 답변은 삭제되었지만, 그 파장은 컸다. 한 기술 규제 전문가는 "AI 이론상 프로그램이지만, 책임은 플랫폼이 지는 것이 맞다"라고 지적했다. Grok이 실제로 어떤 맥락에서 이런 답변을 생성했는지 여부는 여전히 분석 중이지만, 국가 차원의 형사 조사가 이루어질 만큼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프랑스 사이버범죄법 vs EU 디지털서비스법 프랑스는 플랫폼의 법 준수를 강제하기 위해 사이버범죄법을 엄격히 집행해 왔다. 이 법은 아동 성착취물, 반인륜 범죄 부정 표현 등 명백히 불법인 콘텐츠에 대해 중형 처벌을 규정한다. 여기에 EU 디지털서비스법(DSA)이 2024년 8월부터 시행되며, 플랫폼에 불법·유해 콘텐츠 신속 제거 조치, 알고리즘 투명성, 이용자 보호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DSA를 위반하면 연 매출의 최대 6%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프랑스 수사 당국은 Grok과 추천 알고리즘이 이런 법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는 국가 규제와 글로벌 플랫폼 운영 간 법적 충돌 구조를 그대로 보여 준다. 프랑스 정부의 규제 압박과 플랫폼 대응 프랑스 내에서는 디지털 플랫폼의 영향력과 책임을 둘러싼 논쟁이 오래 지속돼 왔다. 프랑스 의원들은 X의 알고리즘이 특정 콘텐츠를 왜곡·증폭한다고 비판해 왔고, 이는 2025년 초 공식 수사로 이어졌다. X는 프랑스 당국의 조치에 대해 "정치적으로 동기부여된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과거 X는 알고리즘 관련 초기 조사에서도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하며 수사 협조를 거부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은 표현의 자유 vs 범죄 예방이라는 딜레마를 다시 한 번 부각시키며, 플랫폼 운영이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가치와 법질서의 충돌 지점임을 보여 준다. 머스크 "정치적 목적을 띤 행동" 강력 반발 X와 머스크는 이번 수사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X는 공식 성명에서 "프랑스 검찰의 조치는 정치적 목적을 띤 행동"이라며 비판했고, 머스크도 개인 트윗에서 이를 "정치적 공격"이라고 표현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X는 프랑스 검찰이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과거 X 측은 Grok과 관련해 "Grok은 불법 콘텐츠를 생성하지 않으며, 법을 준수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입장을 밝힌 적 있다. 그러나 이번 급습은 이런 법적 반박만으로는 수사 강도가 줄어들지 않는 현실을 보여 준다. 영국도 수사 착수, EU 집행위는 벌금도 프랑스만의 대응은 아니다. 영국 정보위원회(ICO)와 미디어 규제기관 Ofcom은 Grok의 콘텐츠 생성 및 데이터 보호 조치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EU 집행위는 이미 X에 DSA 위반 혐의로 1억 2000만 유로(약 1700억원) 규모 벌금을 부과했다. 유로폴이 프랑스 수사를 지원하는 등, 이번 사건은 국경을 넘는 온라인 범죄 대응의 필요성을 부각시키는 국제적 사례로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 운영 전략에 중요 영향 예고 이번 사건은 글로벌 플랫폼이 국가별 규제 체계와 국제 기준 사이에서 갈등하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 준다. X는 Grok 일부 기능 제한과 기술적 조치를 발표했지만, 전문가들은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한다. 특히 EU는 AI 기반 콘텐츠 생성 도구에 대한 법적 책임 기준을 강화하고 있어, 알고리즘 투명성 및 AI 안전장치 강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향후 프랑스와 유럽의 규제 강화, 벌금 및 운영 제한 가능성은 글로벌 플랫폼 운영 전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번 사건은 국가주권과 글로벌 플랫폼 간 규제 충돌의 분수령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 뉴테크
    2026.02.04 11:09
  • [2026 AI를 이끄는 사람들⑧ 다리오 아모데이] ‘지능’에 가치관을 이식하다
    [시큐리티팩트=김효진 기자] 2026년 초, 실리콘밸리의 화두는 더 이상 '누가 더 똑똑한가'에만 머물지 않는다. AI가 생성한 고도화된 코드가 사이버 공격에 악용되고, 생성된 정보의 진위 여부가 선거와 경제를 흔드는 '신뢰의 위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이 혼돈의 한복판에서 가장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는 곳은 오픈AI의 화려한 본사에서 불과 몇 블록 떨어진 앤스로픽(Anthropic)이다. 앤스로픽의 수장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는 말한다. "우리는 신(神)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류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장 유능한 동료를 만든다." 그가 설계한 모델 '클로드(Claude)'가 2026년 현재 포춘 500대 기업들 사이에서 '가장 안전한 선택지 중 하나'로 거론되는 이유는 단순한 성능 때문이 아니다. 기술의 폭주를 막을 '브레이크'를 엔진보다 먼저 설계했기 때문이다. 오픈AI '상업주의'에 던진 사표, 앤스로픽의 탄생 다리오 아모데이의 서사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상징적인 '분열'의 역사다. 그는 오픈AI 연구 수석 부사장으로서 GPT-2와 GPT-3 개발을 총괄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2021년, 그는 여동생 다니엘라 아모데이를 포함한 핵심 연구원 7명과 함께 사표를 던졌다. 당시 이들의 이탈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대규모 투자 이후 급격히 상업화 길을 걷기 시작한 오픈AI 행보에 대한 '사상적 반기'였다. 아모데이는 "AI의 안전 연구가 제품 출시 속도에 밀려서는 안 된다"는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그렇게 세워진 앤스로픽은 실제 법적으로 '공익 법인(PBC, Public Benefit Corporation)' 형식을 취했으며, 회사의 장기적 안전 목표를 감시하는 독립적 기구인 '롱텀 베네핏 트러스트(Long Term Benefit Trust)'를 이사회 상위에 두는 독특한 거버넌스 구조를 구축했다. '헌법 AI(Constitutional AI)', 지능에 가치관을 이식하다 다리오 아모데이가 다른 CEO들과 결정적으로 차별화되는 지점은 그가 정립한 '헌법 AI(Constitutional AI)' 방법론에 있다. 기존 AI들이 인간의 피드백(RLHF)에 의존해 좋고 나쁨을 배웠다면, 아모데이는 AI 모델에게 스스로의 행동을 규제할 '원칙(Constitution)'을 직접 학습시켰다. 2026년 현재, 이 접근법은 클로드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 △ 원칙 기반의 자기 검열: 클로드는 UN 인권 선언과 주요 보안 가이드라인 등을 포함한 '헌법'을 바탕으로 자신의 답변을 스스로 점검한다. △ 설명 가능한 거부: 단순히 답변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원칙에 저촉되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함으로써 기업 환경에서의 신뢰성을 높였다. △ ASL(AI 안전 수준) 체계: 앤스로픽은 자체적인 위험 등급 체계를 도입해, 고위험 영역에 대한 모델 활용을 단계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아마존과 구글이 '보험'으로 선택한 수십억 달러의 투자 아모데이는 자본의 생리 또한 냉철하게 이용했다. 그는 앤스로픽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빅테크의 거대 자본을 끌어들였다. 아마존은 AWS 생태계 내에서 보다 안전한 기업용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앤스로픽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구글 역시 자체 모델 개발과 병행해, 앤스로픽과의 협력을 통해 AI 윤리 및 안전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이러한 투자 흐름은 2026년 현재 앤스로픽을 글로벌 AI 기업 중 가장 주목받는 비상장사 가운데 하나로 끌어올렸다. 그럼에도 아모데이는 "수익보다 안전 연구의 축적이 먼저"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책임 있는 확장 정책(RSP)", 폭주를 멈추게 하는 내부 규율 아모데이가 2025년 말 공개한 '책임 있는 확장 정책(Responsible Scaling Policy)'은 AI 개발 속도에 제동을 거는 새로운 기준으로 평가받는다. 이는 AI의 능력이 생물학·사이버 안보 등 특정 고위험 영역에 근접할 경우, 추가적인 안전 검증과 통제 체계가 마련되기 전까지 확장을 보류하도록 설계된 내부 정책이다. 그는 샘 올트먼의 '가속주의'에 대해 반복적으로 경고해왔다. "제동 장치가 없는 엔진은 기술적 성취가 아니라 잠재적 재앙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공감한 연구자들이 오픈AI와 구글을 떠나 앤스로픽으로 합류하면서, 이 회사는 AI 안전 분야에서 가장 밀도 높은 연구 조직 중 하나로 성장했다. 한국 시장에서도 주목 받는 '아모데이 철학' 아모데이의 철학은 보안을 중시하는 한국의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도 점차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온디바이스 보안 AI 전략과 관련해, 앤스로픽의 기술적 접근법이 업계에서 참고 사례로 거론되는 이유다. 금융권과 공공 부문처럼 데이터 보호가 핵심인 영역에서는, 단순한 성능보다 '예측 가능한 행동'을 보장하는 AI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아모데이는 한 인터뷰에서 "한국의 경쟁력은 하드웨어 자체보다, 그 안에 담긴 지능이 얼마나 신뢰받을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브레이크를 설계하는 사람이 미래를 주도한다 다리오 아모데이는 스스로를 혁신가라기보다 '보호자'에 가깝다고 말한다. AI가 인간의 능력을 증폭시키는 도구가 되기 위해서는, 그 힘이 언제든 통제될 수 있다는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2026년, 인류는 비로소 깨닫고 있다. 가장 빠른 엔진을 만드는 기술만큼이나, 그 속도를 안전하게 제어하는 기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리오 아모데이가 설계한 '양심의 브레이크'는, 미지의 지능을 향해 나아가는 인류에게 최소한의 안전망이 되고 있다.
    • 뉴테크
    2026.02.04 09:06
  • [산업新무기/피지컬AI] ⑤1X 테크놀로지스, '강철' 대신 '근육' 입은 AI... 인간의 공간으로 스며들다
    [시큐리티팩트=김상규 기자] 피지컬 AI(Physical AI)의 최전선은 이제 실험실을 떠나 거친 제조 현장과 보안 시설로 이동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피지컬 AI 선도 기업 '1X 테크놀로지스(1X Technologies)'는 안드로이드 로봇 '이브(EVE)'를 필두로 유럽과 미국 산업 현장의 중심에 섰다. 1X 테크놀로지스는 일찍이 챗GPT의 개발사 오픈AI(OpenAI)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주목받았다. 이는 오픈AI의 강력한 거대언어모델(LLM)이 현실 세계에서 활동하기 위한 가장 적합한 '몸'으로 1X를 선택했음을 의미한다. 기존 산업용 로봇이 딱딱한 기어나 유압 장치로 인해 경직된 움직임을 보였다면, 1X는 '서보 모터'와 '고강도 로프'를 결합한 유연 구동(Soft Drive) 시스템을 채택했다. 마치 인간의 근육과 같은 유연함을 하드웨어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이는 로봇이 인간과 접촉했을 때 충격을 스스로 흡수하는 '수동적 안전성'을 제공한다. 별도의 안전 펜스(철망) 없이 작업자 바로 옆에서 협업해야 하는 스마트 팩토리의 필수 사양을 충족한 셈이다. 미국 경쟁사들이 이족 보행의 균형 잡기에 집중할 때, 1X는 실용적인 바퀴형 모델 '이브(EVE)'를 현장에 즉각 투입하는 전략을 취했다. 186cm의 신장에 87kg의 당당한 체구를 가진 이브는 최고 시속 14.4km로 이동하며 광범위한 산업 현장을 누빈다. 양팔을 합쳐 15kg까지 들어 올릴 수 있어 인간의 일상적인 자재 운반 업무를 완벽히 대체한다. 단순한 제원을 넘어 이브의 진가는 '비정형 작업(정해진 규칙 없이 상황에 따라 변하는 복잡한 업무)' 수행 능력에서 드러난다. 가상 환경과 실제 시연을 병합한 엔드 투 엔드(End-to-End, 시작부터 끝까지 인공지능이 스스로 판단하는 방식) 신경망 학습을 통해 이브는 복잡한 코딩 없이도 스스로 문을 열고 들어가 물건을 집어 선반에 배치한다. 1X 측에 따르면 이브 도입 후 특정 물류 공정 가동 효율은 30% 이상 향상됐다. 특히 야간 순찰 및 위험물 관리 등 고위험군 업무에서 사고 발생률을 유의미하게 낮췄다. 주요 외신인 블룸버그와 테크크런치는 1X를 "테슬라 옵티머스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지목했다. 전문가들은 1X가 오픈AI와의 협력을 통해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로봇용 운영체제(OS)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로봇 공학 전문가들은 "1X는 피지컬 AI가 직면한 가장 큰 난제인 '인간과의 물리적 상호작용(HRI)' 문제를 하드웨어 구조 자체로 해결했다"고 분석한다. 소프트웨어로 제어하기 힘든 미세한 충격과 반응을 근육 구조의 하드웨어가 흡수한다. 인간과 로봇이 한 공간에서 일할 때 발생하는 심리적·물리적 장벽을 동시에 허물었다는 평가다. 이것이 바로 피규어AI나 테슬라와 차별화되는 1X만의 독보적인 '해자(Moat, 침범하기 힘든 경쟁 우위)'인 셈이다. 성공적으로 안착한 이브의 뒤를 이어 1X는 최근 이족 보행 모델인 '네오(NEO Beta)'를 공개하며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2026년 정식 출시를 앞둔 네오는 몸무게를 30kg까지 획기적으로 줄여 가정 내 안전성을 극대화했다. 네오는 165cm의 신장으로 시속 12km 이상의 주행이 가능하다. 최대 70kg의 견인력을 보유해 체급을 뛰어넘는 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엔비디아(NVIDIA)의 로봇 전용 칩셋인 '젯슨 토르(Jetson Thor)'를 탑재해 인간의 제스처와 비언어적 표현까지 이해하는 지능을 갖췄다. 1X는 초기 원격 조종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고 점차 완전 자율로 진화하는 '함대 학습(전 세계의 로봇이 수집한 정보를 클라우드에서 통합 학습해 지능을 공유하는 방식)' 전략을 통해 네오를 가사 노동의 해방군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전신을 부드러운 직물로 감싼 네오는 제조 현장을 넘어 인간의 가장 사적인 공간인 '집' 안으로 침투하여 설거지, 세탁물 정리 등 복잡한 비정형 과업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1X는 이제 누가 더 똑똑한가를 넘어 누가 더 안전하고 자연스럽게 인간과 공존하는가의 단계에서 피지컬 AI의 휴머니즘을 완성해가고 있다.
    • 뉴테크
    2026.01.30 13:13
  • [산업新무기/피지컬AI] ④피규어AI, '뇌'와 '몸'의 완벽한 결합… 테슬라 대항마로 우뚝
    [시큐리티팩트=김상규 기자] 테슬라의 옵티머스가 전기차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양산형 로봇을 지향한다면, 이에 맞서는 피규어AI(Figure AI)는 오픈AI(OpenAI)의 지능과 빅테크 연합군의 자본력을 등에 업고 피지컬 AI의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피규어AI의 행보는 단순한 스타트업 수준을 넘어섰다. 2025년 하반기 진행된 시리즈C 투자 라운드에서 피규어AI는 무려 10억 달러(약 1.38조 원)의 투자금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무려 390억 달러(약 53.8조 원)에 달한다. 투자자 리스트에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LG 테크놀로지 벤처스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아우르는 글로벌 AI 연합군이 총출동했다. 증권가에서는 테슬라의 수직 계열화에 맞서 피규어AI가 각 분야 최고 기업들과의 수평적 결합을 통해 피지컬 AI의 진화 속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피규어AI가 선보인 최신 제품 ‘Figure 03’은 피지컬 AI가 도달해야 할 지향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 로봇의 첫 번째 특징은 Helix(헬릭스) VLA 모델 탑재다. 오픈AI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이 비전-언어-행동 모델은 로봇이 인간의 명령을 단순한 코드가 아닌 맥락으로 이해하게 한다. 배고프다는 말에 사과를 건네주는 식의 추론이 가능하다. 두 번째 특징은 고도의 물리적 정밀도다. Figure 03은 이전 02 모델 대비 부품 수를 줄이면서도 내구성을 높였다. 특히 인간의 손과 흡사한 16자유도(Degrees of Freedom)를 가진 로봇 손은 손가락 끝에 3g의 미세한 압력까지 감지하는 촉각 센서를 달아 5mm 오차 범위 내의 정밀 조립을 수행한다. 자가 학습 시스템도 강점이다. 10Gbps급 초고속 통신망을 통해 현장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업로드한다. 한 대의 로봇이 배운 기술이 전체 군집(Fleet)으로 즉시 공유되는 구조다. 더 나아가 Figure 03은 전작의 현장 피드백을 수렴해 양산성과 정밀도라는 두 토끼를 잡는 데 집중했다. 비전 시스템의 시야각(FOV)을 60% 확장했고 프레임 레이트를 2배로 높여 지연 시간을 4분의 1로 줄였다. 이를 통해 빠르게 움직이는 산업용 부품도 놓치지 않고 추적한다. 하이브리드 제어 시스템 또한 주목할 만하다. 고수준의 계획을 담당하는 시스템 2와 저수준의 즉각적 반응을 담당하는 시스템 1이 공존하며 인간이 머리로 생각하면서 손으로는 실시간 감각에 반응하는 원리를 모사했다. 발바닥에는 2kW급 무선 유도 충전 코일을 통합해 케이블 없이 도킹 스테이션 위에 서는 것만으로 자율 충전이 가능하다. 피규어AI의 기술력은 실험실이 아닌 거친 산업 현장에서 증명됐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BMW 스파르탄버그 공장에 투입된 Figure 02는 약 11개월간의 실증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Figure 02(키 170cm, 무게 70kg)는 차체 판금 부품을 들어올려 정밀하게 피킹해 용접 고정 장치에 적재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총 1,250시간 이상의 가동 시간 동안 9만 개 이상의 부품을 처리하며 약 3만 대의 BMW X3 생산 공정에 직접 기여했다. 특히 반복 작업에서의 성공률은 99%를 상회하며 인간 작업자를 보조할 수 있는 동료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밀란 네델코비치 BMW AG 생산 이사는 "초기 시험을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의 응용 가능성을 파악하고 있으며, 이 기술이 개발에서 산업화까지 함께 가길 원한다"고 밝혔다. 피규어AI는 제조를 넘어 물류(UPS)와 도시 인프라(브룩필드)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또한 'BotQ'라 불리는 자체 양산 시설을 통해 연간 1.2만 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 로봇이 로봇을 만드는 자생적 모델을 구축 중이다. 다만 국내 상용화에는 보안 정책과 데이터 주권 등 과제가 남아 있다. 로봇산업진흥원 연구원은 "폐쇄망 내에서 작동하는 한국형 모델 구축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LG, 삼성, 현대차 등 국내 기업들과의 전략적 협력 가능성은 피지컬 AI 시대의 새로운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브랫 애드콕 피규어AI CEO는 “2026년이 휴머노이드가 미래 기술에서 산업의 기준으로 바뀌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다음 목표는 공장을 넘어선 범용성 확대다. 물류와 제조를 넘어 일반 가정에서 가사 노동을 돕는 시장으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다. 모건스탠리 로보틱스 분석팀은 “피규어AI의 강점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유기적 정합성에 있다”며, 오픈AI의 추론 능력이 실제 물리적 근육과 결합되는 속도는 테슬라를 위협하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2026년부터는 실제 상업적 양산 체계가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피지컬 AI는 이제 더 이상 SF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테슬라와 피규어AI가 벌이는 강철의 전쟁은 2027년 휴머노이드 대중화 시대를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고 있다.
    • 뉴테크
    2026.01.29 12:01
  • [2026 AI를 이끄는 사람들⑦: 아서 멘슈] "비싼 AI는 답이 아니다” 가성비 지능을 설계하다
    [시큐리티팩트=김효진 기자] 2026년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AI 경쟁을 평가하는 잣대는 단순한 성능 서열을 넘어서고 있다. 이제 기업들이 주목하는 질문은 명확하다. "어떤 모델이 실제 업무에 적합하고, 비용과 규제 측면에서도 현실적인가?" 이 질문의 중심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출발한 미스트랄 AI(Mistral AI)가 있다. 샘 올트먼이 광범위한 컴퓨팅 인프라 구축과 대규모 자본을 활용하는 동안, 미스트랄 AI의 공동창업자이자 CEO 아서 멘슈(Arthur Mensch)는 효율성과 활용성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그 결과, 유럽 내 주요 금융기관과 글로벌 기업을 포함해 여러 분야에서 미스트랄 AI와의 협력 사례가 공개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실리콘밸리를 떠나 파리로 돌아온 연구자 아서 멘슈의 이력은 화려하다. 그는 구글 딥마인드와 메타(Meta) 파리 연구소에서 핵심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메타의 대형 언어모델 '라마(LLaMA)' 계열 연구에 관여했다. 그러나 2023년, 그는 대형 빅테크 조직을 떠나 미스트랄 AI를 설립했다. 멘슈가 택한 길은 더 큰 모델을 만들기보다, 적은 자원으로 더 효율적인 모델을 구현하는 것이었다. 2024년 말 공개된 '미스트랄 라지(Mistral Large)'는 경쟁 모델과 비교해 비교적 적은 연산 자원으로 유사한 품질의 언어 이해 능력을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산업계에 보여주며 주목받았다. 'MoE' 설계가 만든 효율 중심 전략 미스트랄 AI의 기술적 핵심은 MoE(Mixture of Experts) 구조다. 이 방식을 통해 매번 모든 파라미터를 동원하는 대신, 특정 입력에 적합한 전문가 모듈만 활성화함으로써 추론 비용과 자원 소모를 줄이는 구조적 이점을 확보했다. 이러한 설계 철학은 특히 규제·보안 요건이 높은 산업 현장의 요구와 맞닿아 있다. 미스트랄은 대형 클라우드뿐 아니라 온프레미스(자체 서버) 환경에서도 활용 가능한 AI 모델을 제공하며, 자체 데이터 보호와 정책 준수가 중요한 기업·공공 기관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유럽 금융·기업 업무를 AI로 흔들다 미스트랄 AI의 효율 중심 전략은 이미 유럽 산업 현장에서 구체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공개된 자료와 기업 발표를 종합하면, 금융·보험·제조·IT 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미스트랄 모델을 테스트하거나 실제 업무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영국의 글로벌 은행 HSBC다. HSBC는 미스트랄 AI와 다년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금융 분석과 내부 문서 처리, 다국어 번역 등 업무에 생성형 AI를 적용하는 공동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프랑스 최대 금융그룹 BNP 파리바 역시 2024년 미스트랄과의 파트너십을 발표한 이후, 고객 지원과 영업, IT 부문을 중심으로 파일럿 프로젝트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AXA가 자체 생성형 AI 플랫폼에 미스트랄 모델을 통합하는 협력을 밝히며, 내부 업무 효율화에 활용하고 있다. 제조·산업 분야에서도 움직임은 이어진다. 프랑스의 산업 소프트웨어 기업 다쏘시스템(Dassault Systèmes)은 미스트랄 AI와 손잡고, 엔지니어링·제조 현장에 적용 가능한 AI 기반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개발을 진행 중이다. IT 서비스 영역에서는 NTT DATA가 규제 준수와 보안을 강조한 프라이빗 AI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협력을 공식화했다. '규모의 경쟁'에 맞선 효율의 극대화 현재 AI 산업의 경쟁 축은 두 가지 방향으로 나뉘고 있다. 하나는 자본과 컴퓨팅 인프라를 극대화하는 전략이고, 다른 하나는 모델 구조와 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멘슈는 여러 공개 석상에서 "연산 자원의 한계 안에서 더 나은 지능을 만드는 것이 연구자의 역할"이라고 밝히며, 연산 효율과 실질적인 업무 적용 가능성을 우선으로 하는 전략을 강조해왔다. 이는 특히 비용-민감도가 높고 규제가 복잡한 금융·공공 부문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 반도체 산업에 주는 시사점 미스트랄의 효율 중심 전략은 한국 반도체 업계에 시사점을 준다. 다양한 NPU 및 저전력 AI 가속기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는 모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멘슈는 공개적으로 "특정 하드웨어에 종속되지 않는 모델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이는 고성능 GPU 기반 구조에서 벗어나, 칩 다양성과 에너지 효율을 중시하는 환경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시한다. 멘슈가 던진 질문, 답은 아직 진행형 아서 멘슈가 던진 질문은 단순하지만 본질적이다. "AI는 반드시 대규모 자원과 비용을 전제로 해야만 하는가?" 그의 답은 아직 진행형이지만, 미스트랄 AI가 보여준 다양한 기업·기관과의 협력 사례는 AI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2026년 AI 시장에서 미스트랄 AI는 여전히 실리콘밸리 거대 기업들과 직접적으로 비교될 만한 규모는 아니지만, 현실적인 업무 적용과 효율 중심 접근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 뉴테크
    2026.01.29 10:00
  • [분석&진단] 양자컴퓨팅이 쏘아 올린 ‘Q-데이’ 공포… 가상자산 보안 ‘철옹성’ 무너지나
    [시큐리티팩트=김상규 기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이 활황을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양자컴퓨팅’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블록체인의 보안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최근 금융권과 학계에서는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아득히 초월하는 양자컴퓨터의 등장이 현재 가상화폐 암호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Q-데이(Q-Day)’ 시나리오가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실제 미 최대 은행인 JP모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양자컴퓨터가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는 '시스템적 리스크'임을 지목했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 역시 최근 컨퍼런스에서 “2030년 이전에 양자컴퓨터가 현재의 암호 알고리즘을 깨뜨릴 가능성이 20%에 달한다”며 선제적인 업그레이드를 촉구하고 나섰다. 가장 충격적인 분석은 딜로이트(Deloitte)와 체인코드 랩스 등 주요 연구기관에서 나왔다. 이들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충분한 성능의 양자컴퓨터가 등장할 경우 현재 비트코인 유통량의 약 25%에 달하는 400만 개 이상의 비트코인이 즉각적인 탈취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이는 초기 비트코인 전송 방식인 P2PK(Pay-to-Public-Key) 주소와 공개키가 이미 노출된 노후 지갑들에 집중되어 있으며, 현재 가치로 환산할 경우 수백조 원 규모의 자산이 한순간에 증발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은 ‘HNDL(Harvest Now, Decrypt Later)’ 공격이다. 해커들이 당장 해독은 못 하더라도 가치가 높은 암호화 데이터를 지금 미리 수집해둔 뒤, 향후 성능이 강화된 양자컴퓨터가 나오는 시점에 한꺼번에 복호화해 자산을 탈취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미래의 위협이 아닌 현재 진행 중인 ‘잠재적 약탈’이라는 점에서 가상자산 시장에 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상화폐 보안의 핵심은 ‘비대칭 암호화’라 불리는 타원곡선암호(ECC) 체계에 있다. 현재의 컴퓨터 기술로는 공개키를 보고 개인키(비밀번호)를 찾아내는 것이 수학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비트코인 개인키를 무차별 대입법으로 알아내려면 전 우주적 시간만큼의 연산이 필요하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상식이었다.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쇼어 알고리즘(Shor’s Algorithm)’이라는 특수 연산 방식을 통해 이 판도를 완전히 뒤엎는다. 기존 컴퓨터가 0과 1을 순차적으로 계산한다면, 양자컴퓨터는 양자 중첩 현상을 이용해 방대한 숫자의 소인수 분해를 순식간에 처리한다. 논리적으로 보면 약 2300개 이상의 논리 큐비트를 갖춘 양자컴퓨터가 등장할 경우 비트코인의 공개키로부터 개인키를 추출해 내는 연산은 수십 년에서 ‘단 몇 분’으로 단축된다. 즉 소유자의 허락 없이 지갑의 문을 열 수 있는 ‘마스터키’가 탄생하는 셈이다. 또한 비트코인의 채굴 방식인 SHA-256 해시 함수 역시 ‘그로버 알고리즘(Grover’s Algorithm)’에 의해 연산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질 수 있어 특정 세력이 양자컴퓨터로 채굴권을 독점하며 네트워크의 민주성을 파괴할 위험도 제기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양자내성암호(PQC)를 실전에 배치하고 있다. 애플(Apple)은 2024년 초, 자사의 메시지 보안 시스템인 iMessage에 양자내성암호 프로토콜인 'PQ3'를 전격 도입했다. 이는 기존 종단간 암호화 기술에 양자 공격 방어막을 추가한 것이다. 메시지 서비스 중 가장 높은 수준인 '레벨 3' 보안을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글(Google) 역시 2023년 하반기부터 크롬(Chrome) 브라우저(버전 116)에 양자내성 키 교환 알고리즘인 'Kyber768'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는 사용자가 웹사이트를 서핑할 때 발생하는 데이터 패킷을 보호해 사후 해독(HNDL) 공격을 원천 봉쇄하기 위함이다. 금융 플랫폼 중에서는 마스터카드와 비자가 양자 보안 결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글로벌 컨소시엄에 참여하며 결제 보안의 세대교체를 준비 중이다. 국내에서도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양자 보안 생태계가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세계 최초로 양자난수생성기(QRNG) 칩을 스마트폰에 탑재한 데 이어,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통해 한국전력기술에 PQC 전용회선을 구축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KT는 독자적인 양자암호통신(QKD) 기술을 통해 공공 인프라 보안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를 가상자산 거래소 전용 보안 회선 사업으로 확장 중이다. LG유플러스 또한 PQC 전용회선 서비스를 상용화하며 금융사 및 가상자산 운용사에 '양자 보안 패키지'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공개된 갤럭시 S25 시리즈에 양자내성암호(PQC) 알고리즘을 지원하는 보안 프로세서를 탑재하며 하드웨어 보안의 정점을 찍었다. 보안 플랫폼 '삼성 녹스(Knox)'에 양자내성 기술을 융합해 스마트폰 단계에서부터 가상자산 개인키를 양자 공격으로부터 원천 보호하는 설계를 강화했다. 국내 클라우드 및 IT 서비스 분야를 선도하는 삼성SDS의 행보도 주목된다. 삼성SDS는 기업용 클라우드 플랫폼(SCP) 및 솔루션에 양자내성암호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한국형 양자내성암호(KpqC)' 표준화를 이끌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암호 체계를 통해 기존 암호와 양자내성암호를 병용함으로써 클라우드 기반 가상자산 운용 시스템의 안정적인 전환을 돕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실질적인 산업 적용 사례도 늘고 있다. 국내 보안 기업인 한컴위드는 최근 국내 최초로 NIST 표준 알고리즘이 포함된 암호모듈에 대해 국가정보원 검증(KCMVP)을 획득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한국전력공사는 2,250만 호의 전력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지능형 전력망에 PQC를 적용하며 실질적인 전환 사례를 확보했다. 글로벌 보안 업계에서는 이제 가상자산이 수익성을 넘어 ‘양자 내성’ 여부로 그 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양자컴퓨팅은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블록체인 생태계가 생존을 위해 넘어야 할 가장 시급한 현실의 과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 뉴테크
    2026.01.2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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