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팩트=강철군 기자] 국방부가 이틀 연속으로 군 최고 지휘관인 4성 장군을 직무 배제하는 초유의 인사조치를 단행했다. 12·3 비상계엄에 관여한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결과다. 국방부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계엄 관여자에 대해 신상필벌 하겠다는 기조를 재확인했다.
국방부는 13일 계엄 관여 의혹이 제기된 강동길 해군참모총장(대장)을 오늘부로 직무 배제했다. 강 총장은 계엄 당시 합참 군사지원본부장이었다. 그는 합참차장의 요청을 받고 지휘 계통인 합참 계엄과에 계엄사 구성을 지원하라고 지시한 정황이 확인됐다. 국방부는 강 총장을 직무 배제함과 동시에 징계 절차를 시작했다. 결과에 따라 추가 인사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전날에는 주성운 지상작전사령관(대장)을 직무 배제하고 수사 의뢰했다. 주 사령관은 계엄 당시 1군단장이었다. 그는 직속 부하였던 구삼회 당시 육군 2기갑여단장(준장)의 계엄 관여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의혹을 받는다. 군은 주 사령관이 자료 제출에 협조하지 않자 강제 수사권이 있는 수사기관에 사건을 넘겼다.
이틀간 대장급 장성 두 명을 직무 배제한 것은 군 역사상 유례가 없다. 현재 우리 군의 대장 계급은 합참의장, 육·해·공군 참모총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지상작전사령관, 제2작전사령관 등 단 7명이다.
이들은 모두 현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9월 인사에서 임명됐다. 국방부는 인사 검증 당시 이들의 계엄 관여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당시에는 지휘 공백 해소가 최우선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인사 수요가 폭발적이라 내밀한 영역까지 검증하기에 제약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계엄 의혹 진상규명을 성역 없이 진행 중이다. 해군총장과 지작사령관은 이미 연루 정황이 확인된 만큼 교체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현재 두 부대는 각각 참모차장과 부사령관이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휘 공백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국방부 장관 등 지휘부가 건재해 작전 수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방부는 전날 12·3 불법 비상계엄 관련 ‘헌법존중 정부혁신 TF’ 활동의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헌법존중 정부혁신 TF와 국방 특별수사본부를 중심으로 심도 있게 진행됐다.
조사 대상은 의혹이 제기된 24개 부대와 기관 소속 인원들이다. 장성 및 영관급 장교 등 총 860여 명이 명단에 올랐다. 국방부는 지난 6개월간 국방부, 합참, 각 군의 전문 인력 120여 명을 투입해 조사를 벌여왔다.
조사 결과 비상계엄 당시의 구체적 실체가 대거 확인됐다.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한 이후에도 계엄사가 ‘2신속대응사단’ 등 추가 가용부대를 확인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는 국회 결정을 무시하고 계엄 상태를 유지하려 했던 위험한 시도로 풀이된다.
또한 정보사령부가 선관위 점거를 위해 사전에 모의한 사실도 밝혀졌다. 주요 인사 체포를 위해 방첩사와 국방부조사본부가 체포조를 운영하고, 구금시설까지 미리 확인한 실태도 드러났다.
국방부는 이러한 행위에 직·간접 관여한 인원 180여 명을 식별했다. 이 중 수사 의뢰 및 수사 중인 인원은 114명이다. 징계 요구는 48명, 경고 및 주의 조치는 75명이다. 국방부는 이들에 대해 즉각적인 인사 및 법적 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2·3 내란 사태에 대해 군 내 신상필벌 원칙이 확고히 자리 잡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오늘을 기점으로 불법 계엄의 오명을 씻고, 국민의 군대를 재건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향후 수사 강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방첩사와 정보사는 조직 특성상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의혹이 많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박정훈 준장이 이끄는 ‘내란 전담 수사본부’를 중심으로 고강도 수사를 이어가며 모든 의혹을 소상히 밝힐 예정이다.